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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라시베 프로토콜

일본의 '볏짚 갑부'(원제 : わらしべ長者)라는 전래 동화는 한 가난했던 시골 청년이 볏짚의 속줄기인 와라시베(わらしべ)를 통해 부자가 된다는 내용이다.  절에서 '부자기 되게 해달라'는 소원을 빌었다가 관음보살로부터 처음 손에 잡히는 게 부자로 만들어 줄 것이라는 화답을 듣게 된다. 절을 나오자마자 돌에 채여 넘어진 청년의 손에 잡힌 짚대 한 줄기. 짚대는 청년이 우연히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귤에서 비단옷감으로, 다시 기력이 다해 지친 말과 교환된다. 청년은 정성을 대해 말을 돌봐 건강을 되찾아 주고, 결국 성채의 시장에서 만난 갑부가 청년에게 충직한 말을 보고 그를 집으로 초대한다. 운명처럼 청년은 귤을 주고 비단을 받았던 처녀가 시장 갑부의 딸임을 알게 되고 둘은 결혼하기에 이른다. 청년은 관음보살의 예언대로 부자가 돼 마을 사람들로부터 '볏짚대 갑부'로 불리게 됐다는 얘기다. 

'짚대 청년'의 성공스토리는 '물물교환'을 컨셉으로 한 비즈니스 아이템으로 주목할 만하다. 특히 전자상거래 인프라와 네트워크의 발달로 온라인 상에서 구축된 물물교환 사이트들은 이미 유명세를 타고 있다. 


지난 2006년 작은 붉은 종이클립 하나로 10차례의 물물교환을 통해 주택 1년 무료거주권까지 얻은 카일 맥도날드(29)의 성공담은 짚대 청년의 이야기와 닮아 있다. 당시 맥도날드의 물물교환 과정은 페이퍼클립 ▶ 물고기펜 ▶ 도자기 문손잡이 ▶ 캠프용 풍로 ▶ 발전기 ▶ 맥주 파티셋트 ▶ 스노우모빌 ▶ 패키지 여행권 ▶ 소형트럭 ▶ 레코팅 계약권 ▶ 임대주택 1년 거주권으로 변신에 변신을 거듭해 전세계 네티즌들이 열광했다. 


'물물교환'이 부상하는 이유는 경기불황에 따라 특정 재화나 서비스 별로 소비 경향의 변화가 초래된 도 한몫하고 있다. 일본의 대표적인 온라인 중고명품 백화점 '코메효(コメ兵 ; www.komehyo.co.jp)'는 매출이 전년에 비해 66%로 감소해 타격을 받았으나, 중고책과 DVD, CD를 취급하는 '북오프온라인'(www.bookoffonline.co.jp)은 전년 동기대비168%의 매출 신장세를 기록했다. 45만 회원에 매월 3만명씩 가입자가 증가 추세에 있다. 명품 재활용 비즈니스는 기본 단가가 높은 데다 재고의 부담이 있어 경기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하지만,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상품은 소비 변동성이 심하지 않기 때문에 희비가 교차하게 됐다. 따라서 직접 현금을 매개하지 않는 물물교환 비즈니스의 가능성이 부각됐다. 


물물교환의 형태가 ▲ 재화 대 재화 ▲ 재화 대 서비스 ▲ 서비스 대 서비스로 분류되지만, 시장에 대해서는 세분화(S : 세그맨테이션), 표적화(T ; 타깃팅), 위치화(P ; 포지셔닝)이라는 STP 마케팅 전략의 수립이 중요하다. 이는 특정 시장을 겨냥한 사업모델을 마련해 특화된 재화 혹은 서비스를 공급하는 전략이 승산이 높기 때문이다. 서구에서 발달된 오프라인 물물교환 시장인 벼룩시장이나 스와프미트(swap meet)를 온라인 상에서 비즈니스 모델로 적용시키려면, 타깃 고객을 특정 동호회, 마니아, 오프라인 파티, 사교모임 등의 회원들로 겨냥해 봄직하다. 


특히 OECD국가를 중심으로 '나홀로 가정'이 증가하면서 싱글족을 대상으로 한 1인용 생활용품 물물교환, 주거용 오피스텔이나 원룸 교환도 시장을 점검해 볼 가치가 있다. 나아가 최적의 효율적인 시스템 개발이 중요하겠지만 개인 뿐 아니라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한 재화와 서비스의 일대일 맞교환은 물론 다자간 교차 교환을 위한 사업모델도 여전히 블루오션의 여지를 남겨둔 상태다. 또 다자간 물물교환을 활성화하기 위해 실제 현금 대신 전자 화폐를 통한 결제 시스템은 시장의 크기를 더 키울 수도 있다.


출처 : 아이엠리치